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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되찾은 행복 |
| 로사 | 07-07 22:05 | HIT : 4,91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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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젊은이 두 사람이 사무실을 찾아왔다. 멀리 창원 외국인 센터 통역자를 통해 우리를 찾아왔다. 우리나라 여느 젊은이들 같은 외모의 두 젊은이를 맞이하며 어떤 사연이 있는지 들어본다. 한국에서 일한지 벌써 4년이 넘었는데 자신들의 한국어 실력이 아직 형편없다며 선뜻 말을 꺼내지 못하는 두 사람. 진심으로 듣고자 한다면 언어의 한계를 뛰어넘어 그 사람의 마음을 알아들을 수 있다는 소신과 체험을 갖고 있기에 편안히 이야기를 풀어나갈 수 있었고, 그들의 상황을 충분히 이해할 수 있었다.
요지는 두 사람이 고용허가제로 일하고 있던 사업장에서 계약 만료가 가까워 임금인상을 요구했는데 관리자가 두말 않고 베트남으로 가버리라고 하며 해고시켜 다음날 이들은 고용지원센터를 찾았다. 지금까지의 속상함은 전주에 불과했고 진짜 문제는 고용지원센터 방문으로 발견하게 되었다. 그곳에서 작년 11월 사업장의 주인이 바뀌었고 이 사실을 알길 없었던 이 두 사람은 적절한 절차를 밟지 않아 7개월 전부터 자격이 상실되었고 아무런 구제 방법이 없다는 통보를 받았다. 그들이 이 모든 사실을 ‘눈치껏’ 알아채기엔 모든 것이 그대로였다. 함께 일하던 동료들도 관리자들도 일터조차도...
그들의 사연을 듣고서 당장 고용지원센터를 찾아가 상황 설명을 하고 사정을 해 보았으나 구제방법은 없고, 해당 사업장과 이 두 사람을 출입국관리사무소에 통보 벌금 조치를 하게 하겠다는 딱딱한 대답뿐이었습니다. 생채기에 소금뿌리는 말을 들으며 씁쓸한 마음으로 열심히 구제 방법을 연구했다. 한국에 오기위해 많은 노력을 했을 그들이 아직 일할 수 있는 기간이 일 년 이상 남았는데 이대로 한국을 떠나야 하는가? 그 중 한 친구는 이곳에서 일하며 예쁜 부인을 만나 10 개월 된 아들도 얻었는데... 막막한 상황 앞에 억울함을 호소할 방법이 없을까? 힘도 빽도 없는 내가 뭘 할 수 있으랴...
인터넷을 뒤져 과천정부청사 노동부 외국인 인력 정책과에 전화를 걸어 다짜고짜 억울함을 호소했다. 일단, 그 사람이 더 높으니까... 누군지도 모를 사람이 쏟아내는 말이 한 두번 겪는 일도 아닐 담당자에게 먹힐 리 없었지만, 그래도 이 사건 담당자에게 재조사를 지시하겠다는 답변을 주었다.
해당 공무원은 재조사 지시를 받았으니 현장 조사와 더불어 좀 더 자세한 조사를 하겠다고 약속했고 난 그들의 억울함을 탄원하며‘선처를 바란다’는 간곡한 표현을 넣어 작성한 ‘진정서’를 제출하였다. 온전히 희망을 걸기엔 너무나 회의적이었던 기다림의 시간, 정기적으로 담당자에게 전화를 걸어 은근한 압박을 가했다. 뭐 다른 방법이 없으니... 열흘 후쯤 조사가 끝났다며 팀장님이라는 분에게 전화가 걸려왔다. 우린 서둘러 고용지원센터에 가서, 조사 결과를 들었다. 조사를 통해 이들이 구제될 수 있다는 말을 듣고 필요한 절차를 밟은 후, 두 사람은 그 자리에서 구직등록증을 받아 센터 문을 나섰다. 나는 얼결에 택시에 태워져 청천동 그들의 보금자리로 향했다. 택시 안 두 친구들은 각자 친구와 가족들에게 기쁜 소식을 알리느라 여념이 없었다. 그도 그럴 것이 지난 열흘간 내가 그들에게서 받은 전화가 몇 통인가? 특히 한 친구의 아내의 전화를 받을 때마다 이 일이 이 가족 전체에 얼마나 큰 불행을 안겨주었는지 생각하게 했었는데...
청천동 어느 지하 단칸방, 소식을 들은 아기엄마의 함박웃음이 우리를 맞았다. 더불어 예쁜 아기의 미소도. 함께 식사를 하며 다시 한 번 그동안 겪었던 일들을 나누며 가슴 쓸어 내렸다. 이들이 그냥 운이 나빴다고 하기엔 비슷한 일을 겪는 외국인 노동자들이 비일비재하다. 하지만 운 좋게 구제된(?) 이들이 마음껏 웃으며 밥상 앞에 마주앉을 수 있음에 감사드리고 위기에 놓였던 엄마, 아빠, 그리고 아기의 행복을 그들의 미소에서 찾아볼 수 있어 기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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