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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남선 무궁화호
리디아04-10 09:46 | HIT : 5,9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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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호남선 무궁화호

목포에서 서울로 올라오는
호남선 무궁화호
얼굴 길쭉하니 서로 닮은 노부부
나란히 앉아
무심한 듯 다정한 듯
이야기 끝이 없다.

“쩌그 졍순이네 엄니 초상날 때
자석들이 겁나게 울드만잉“
“내가 복잡헌게
다 내 설움에 우는 것이제“
한 마디 툭 던진 할머니
창밖으로 눈길 돌린다.

“나넌 살아기실 때 엄니한테 죄지은 것이 하나 있는디
차꼬 열이 난다고 옷을 벗고 나가신단 말이시.
추운디 옷안입고 나가시먼 어쩌냐고 한사코 말림서
엄니 가슴에 불이 든 것을 못알아 주었당게“
불효자식 할아버지 할머니 팔목 붙드시고
“근디 어째서 나는 꿈에 시아버지가 나타나서
차꼬 머슬 해달라고 그래쌀까
차말로 짜증나서 미치것당게“
꿈에서도 지겨운 할머니 시집살이
할아버지 탓만 같으신가 보다.

가슴에 박힌 불이 하도 뜨거워
저고리 옷고름 풀어헤치고
차디찬 시멘트 바닥 찾아 주무시며
아홉 자식 앞세우고
아흔 일곱에 돌아가신
외할머니가 생각난다.

살아도 한 덩이 죽어도 한 덩이
사람마다 가슴에 한 덩이씩 한불을 안고
죽는 날까지 그렇게 살아가는가 보다.
2008. 4.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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