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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아깝다고 느끼지? (펌)
그루터기04-16 21:58 | HIT : 1,934

이주노동자들을 위한 바자회에 무엇인가 나누려고 갖고 있는 것들을 살펴보았다. 잘 입지 않는 옷, 선물로 받은 옷 등을 골라 내어놓았다.
선물로 받은 것을 내어놓으려고 하니 한 번도 입어보지 않아서인지
잠시 망설였다. 순간, 갈등이 일었다.
입어보자니 견물생심이라 마음이 변할 것 같아 멈추었다.
하지만 내어 놓자니 아깝다는 생각이 스쳤다.

그 순간, 갑자기 머리를 ‘탁!’ 치는 듯한 느낌이 일어났다.
“왜 아깝다고 느끼는 것인가?” 깨끗한 새 옷을 내어놓으면서
이주노동자들이 사서 입으면 어울리지 않겠다고 생각한 것인가?
값비싼 것이나 소위 명품이라는 것들이
그들에게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한 것인가? 순간, 얼굴이 빨개졌다.
내가 이런 마음도 가질 수 있구나…….

미국에서 ‘환대의 집’을 창설한 ‘도로시 데이’가 환대의 집에 와 있던 가난한 할머니 한 분에게 자신의 금반지를 주면서 그분도 그것을 누릴 만한 ‘사람’이라고 한 말이 떠올랐다.
그렇구나. 내가 사람을 차별하고 있었던 것이구나.
그 사람들은 가난한 나라에서 온 사람들이고
이런 것을 지닐 가치가 없는 사람들로 나도 모르는
사이에 보고 있었던 것이 아닌가!

살면서 많은 부분은 아니지만 귀하게 여기고 있는 물건이나
비싼 물건에 대해 마음을 두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때로는 부유한 이들이 누리는 것을 나도 누리고 싶어 하고
그것을 누리면서 부유한 이들만 그런 것을 누리란 법이 어디 있느냐면서 말이다. 그것을 누리지 못해서 안달하거나 찾아 나서지는 않지만,
우연치 않게 그런 것을 싸게 살 수 있고 누릴 수 있는
기회가 있다면 망설이지 않고 살 것이다.

반면에 소위 부유한 이들에 의해서 우리 자신이 차별을 받는다면
화를 내며 부당하다고 주장할 것이며
그들이 누리던 것을 그들의 너그러움(?)으로 인해서 얻게 되거나
어쩌다가 그들이 참여를 허락하게 되면
그들의 그저 그런 시선을 받으면서 기분 나빠할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도 마찬가지로 그런 차별을 받고 있는 것은 아닌가?
이것이 아마도 우리가 계급으로 구분하면서 위를 향하여 대하고 있는
우리들의 자세가 아닐까?

우리는 무의식적으로 선을 긋고 있다.
그리고 우리는 복음에서 얘기하는, 예수의 비난을 받는 부유한 사람에 관해서는 그 반대편에 서고, 현실에서는 나도 모르게 되고 싶고 같아지고 싶어하는 계급에서 그들을 바라보고 있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형제처럼 지내는, 상담소에 오는 이주노동자들을 보면 그렇게 대할 수가 없다.
그들을 인격적으로 만나 관계를 맺고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그들에게 좋은 것을 주기도 하고 무엇인가 더 잘 해주지 못해서 마음이 애틋할 때도 있다.
우리가 형제, 자매처럼 관계를 맺게 된다면 계급과 차별이라는 그 벽이 무너지는 것으로 초대되는 것이 아닐까?


<조해인 신부 / 의정부교구 이주노동자상담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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